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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교토체제를 준비하자!
  글쓴이 : 관리자 (222.♡.4.27)     날짜 : 09-07-01 10:04     조회 : 5875    

포스트-교토체제를 준비하자!

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

사무국장 황 인 석

 

Ⅰ. 들어가며

 

 IPCC는 2007년 2월 발표한 4차보고서에서 현재의 기후변화문제의 원인이 인류의 경제활동으로 인한 결과임을 명확히 밝히고 국제사회의 공동의 행동이 시급함을 경고 하고 있다. 이와 함께 G8 정상들이 2007년 5월, 독일에서 열린 회담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약속한바 있다. 하지만, 2007년 G8 정상들의 약속은 국제사회에 있어서 구속력 있는 내용이 아니어서 향후 온실가스 문제가 어떤 국제레짐으로 정착이 될지는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3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도 기후변화문제의 책임에 대한 남북 간 갈등이 총회의 마지막까지 이어져 결국 교토의정서는 사문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속출했다. 하지만 하루 더 연장한 총회에서 2013년 이후 2차 의무감축 목표에 대해 미국이 구체적인 수치를 2009년까지 워킹그룹을 통해 계속 진행하기로 하고 EU 대표단이 제시한 1990년 대비 25-40%의 온실가스 감축 설정 안에 동의해 향후 포스트 교토체제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와 함께 COP13 총회에서 채택된 발리 로드맵이 앞으로 2009년까지 구체적인 온실가스의 감축목표와 절차의 합의가 이루어 질 지는 아직도 앞으로도 계속 두고 보아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국제정치를 바라보는 현실주의적 시각에서는 이러한 온실가스 감축 규정이 경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영향력 감소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국제 환경레짐에 대한 전망은 아직까지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IPCC 4차 보고서의 경고와 같이 현재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선진국에 있고, 특히 세계의 1/4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미국에 대한 책임론과 비판 여론은 국제질서의 패권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영향력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앞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과 저감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담은 이제 경계를 넘어선 문제로 냉전 이후 국제사회의 새로운 쟁점이 되고 있다. 향후 포스트 교토체제의 2차 의무감축 설정이 EU의 요구하는 발리로드맵이 되던, 아니면 미국이 요구하는 다른 방식이던 간에 이제 지구적 온실가스 감축 규제는 하나의 국제질서로 태동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하나의 국제레짐으로 정착되고 있는 포스트 교토체제의 전망에 대해 짚어 보고자 한다.

 

 

Ⅱ. 새로운 국제질서로 등장하고 있는 환경레짐

 

 기후변화협약이 원칙과 규범-예방의 원칙, 책임의 공유와 차별화 등을 그리고 의사결정 절차-당사국 회의를 마련한 것에서, 우리는 온난화 규제레짐의 기초가 구축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 환경레짐 구축 및 운영의 필수적 전제로 요구되는 구속성 규칙의 확립에는 도달하지 못한 결과 온난화 레짐은 초기 구축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른바 배출원의 감축과 흡수원의 확대가 동시에 추구되어야 함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구속성 규칙은 교토의정서에서 비로소 확보되었으나, 이마저도 미국의 거부로 장애를 넘지 못하고 있다. 환경레짐이 기후변화협약과 교토의정서가 일구어 낸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길고도 험한 여정의 출발점에서 배회하고 있다는 지적은 이 점에서 타당하다. 지구온난화 문제의 복합성과 과학기술의 불확실성, 강제와 지원 장치의 결여로 인한 이행과 준수의 실효성 미확보, 국가이익의 상충, 비국가 행위자의 제한적 역할, 시장 의존적 신축성 기제의 한계 등이 상호 작용하면서 온난화 규제 레짐 진전의 큰 장애물이었다. 그렇다면 온난화 규제레짐의 구축 과정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미래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장기적이고 동태적인 과정에 들어섰다고 해도 이것이 폄하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일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국제 환경레짐의 모델로 평가하는 오존층 보호 레짐도 여러 단계를 밟아 10여년 이상의 세월이 소요된 후에 구축된바 있다. 온난화 구제 레짐의 구축이 장기화되고 가동이 지체되고 있다고 해도, 그 장래가 반드시 비관적인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근거가 여기에 있기도 하다. 문제는, 국제 환경레짐 구축을 통한 지구 온난화 문제해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중앙집권적 권위가 부재하는 국제사회에서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 활동을 조정하는 국제 환경레짐의 구축이 불충분하거나 부적절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평가가, 온난화 규제 레짐의 성과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확대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2005년에 2월에 발효한 교토의정서 체제는 그 시작부터 국제사회의 많은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한편 교토의정서의 주요 메커니즘인 청정개발체제를(CDM) 통한 선진국-개도국 간 온실가스 감축 실적은 최근 3년 사이 눈부신 성과들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실적은 중국, 인도, 한국에서 가장 많은 성과들로 나오고 있다. 현재 UNFCCC에 등록된 CDM 사례는 1,400여건으로 현재 연간 1억6천 2백만 톤의 감축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실적은 교토체제가 가지는 여러 현실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환경레짐으로 서서히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교토체제의 국제레짐 구축 가능성은 제13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의 발리 로드맵에도 그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발리 로드맵은 교토체제의 1차 감축기간(2008-2012) 이후 2차 감축기간(2013-2018)에 대한 의무감축 비율을 정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협력모델을 정하는 것이었다. 총회 마지막까지 진통 끝에 채택된 발리로드맵은 환경레짐이 갖는 한계만큼이 냉혹한 것이 사실이었지만, 지금까지의 입장에서 기후레짐에 참여하기로 한 호주 총리와 중국의 선진국 참여의 강조, 반기문 UN사무총장의 호소가 미국의 극적인 참여를 이루어 내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13차 총회에서 미국은 2차 의무감축 목표에서 EU가 제시한 90년 대비 25-40% 사이의 감축목표에 동의하고 앞으로 2009년까지 구체적인 감축 목표를 수치화하는데 동의했다. 이로써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의정서가 채택된 이후 10년 만에 기후레짐에 미국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성과를 이루어 낸 것이다.

 

 13차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발리로드맵’은 네 가지 분야별로 의견접근을 이끌어 냈다. 첫째는 2013년 이후에는 개발도상국의 감축이 필요하다는 전제하에 선진국 그룹과 개도국 그룹으로 이원화해서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둘째는 선진국들은 교토의정서에서 정한 ‘1990년 대비 평균 5.2%의 감축’보다 더 강력한 감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개도국은 국가별로 자발적인 감축 목표를 정하기로 했다. 개도국이 기후변화로 얼마나 큰 피해를 보는지 평가하고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 국제협력을 해나가기로 한 것도 COP13의 결실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줄이는 데 활용할 기금을 확보하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개도국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13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을 통해 채택된 ‘발리로드맵’이 향후 협상을 통해 새로운 구속력 있는 의정서로 발전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2차 의무감축에 대한 국제사회의 구속력 있는 환경레짐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제13차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발리로드맵’은 새로운 국제 환경레짐으로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로 기록 될 것이다. 또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소식은 이러한 국제환경레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당선자는 2050년까지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80% 줄인다는 공약을 발표했고 미국이 이러한 국제사회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약속하고 2008년 12월 폴란드 포츠난에서 개최된 제14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포스트교토체제의 최종 감축 목표를 정하기 위한 Working Group 협상이 진행중에 있다. 여기에 또 올해부터는 기후변화당사국 총회를 참가 대상을 대표격으로 격상하자는 논의까지 진행중이다. 자연스럽게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 COP15에서는 2013년부터 적용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최종적으로 협상을 마무리하게 되어 있어 이러한 질서는 지구온난회를 방지하기위한 국제환경레짐으로 위상을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Ⅲ. 2009 코펜하겐 기후총회를 주목하자!

 

이상에서 우리는 국제정치의 유일한 행위자인 국가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냉혹한 국제 현실 속에서 그리고 무정부적 국제사회에서 패권적 지위를 가진 초강대의 참여 없이 국제 환경레짐이 구속력 있는 기제로 작용하는데 분명히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환경문제는 결국 어느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 참여 없이는 그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이기 때문에 기후레짐은 분명히 배타적 권위를 가지고 있는 국가의 행동을 제약하고 있는 것 또한 암묵적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기후레짐이 국가이익에 상반하더라도 궁극적으로 국가의 행동을 제한하는 기제로 점점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냉혹한 현실주의적 국제이론의 형태가 바뀌는 것이 아니며 패권적 지위를 가진 초강대국의 패권이동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교토의정서는 미국의 비협조로 난항을 거듭해 왔다. 그동안 교토의정서 체제는 환경문제가 갖는 특수성 즉, 정치적 민감성, 경제, 통상 이슈화, 남북문제화 및 국제협약 추세 등으로 인하여 국가별 또는 국가 그룹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었으며 최근 독립국가 수의 급격한 확대, 국가별 이익의 다변화 요인, 지역 통합기구의 출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첨예한 입장대립, 선진국 및 개발도상국 내의 이익 다변화 그리고 특정 국가 그룹 내에서의 갈등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새로운 쟁점화가 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환경문제는 개별국가의 대응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 하므로 국제적인 공동노력이 필요하고 또한 양자, 지역적인 차원에서 협력도 요구되고 환경보전을 위한 국제적 협조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특히 14차의 총회를 거치면서 난항을 거듭해 온 기후변화문제는 그동안 이 문제의 현실적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었으며, 발리로드맵은 냉혹한 국제사회의 작은 성과물로 평가된다. 앞으로 초강대국 미국의 참여가 어떤 형태로 발전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는데, 미국 내 각주에서는 이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많은 노력들이 진행 중에 있다. 2000년 이후 에너지소비구조 개선을 위한 선진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선진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우위 또한 보유하고 있다. 물론 미국 내 의회의 적극적인 승인구조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 민주당 우위의 기후변화 대응을 움직임을 보면 앞으로 기후변화 레짐이 책임과 공동의 의무 차원에서 미국의 적극적인 참여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13차 당사국 총회에서 미국이 구체적인 수치화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포스트 교토체제에서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기로 결과는 이러한 국제환경정치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EU 대표단이 난항을 겪고 있는 기후변화협상의 테이블에서 앞으로 미국이 개최하는 모든 회의를 불참하겠다는 선언이나, ‘엘 고어’ 미국 전 부통령이 앞으로 ‘미국을 제외하고 협상을 진행하자’는 발언은 기후레짐에 불참하고 있는 미국에 가장 큰 압력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또 미국이 하루 더 연장된 13차 당사국 총회에서 2차 의무감축에 적극적인 동참 선언에 총회 당사국 대표단이 전원 기립 박수를 보낸 것 또한 이러한 국제사회의 절실한 요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현상으로 보인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압력과 요구에 대해 국제협상 당사국에서 적극적 참여 의사를 보인 미국이 또 지난 2002년처럼 온실가스 감축 체제에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포스트 교토체제가 2009년 12월까지 구체적인 수치화가 되느냐는 앞서 얘기한 EU를 비롯한 주요 의무국들과의 국가 이익적 측면에서 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으로 당면한 지구적 쟁점인 기후변화문제에 대한 대응은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온실가스 감축 문제가 미국의 국익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내용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패권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미국에 대한 도덕적 비난과 국제적 위상, EU와의 외교적 마찰로 인한 국제협력등 각종 외교적 마찰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더욱 클 것이란 것도 미국이 국제환경레짐을 결코 외면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Ⅳ. 마치며

 

 이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체제는 완전한 레짐 체제는 아니지만, 앞으로 점진적 국제 환경레짐으로 구축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가 1990년 대비 평균 5.2%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교토의정서 체제가 한국 경제에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주지하고 있는 내용이다. 더욱이 여기에 세계가 평균 25-40%의 온실가스를 강제감축하자는 포스트-교토체제는 이제 상상을 초월하는 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계적으로 에너지다소비국으로 분류되고 있는 한국 경제의 부담은 현재 지구적으로 겪고 있는 금융위기보다 훨씬 더 클 것이란 예상이다. 이러한 지구적 질서의 변화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산업계가 이러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곳도 많다. 이러한 지구적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경우 결국 생존의 위기까지 내몰릴 수도 있다. 우리가 포스트교토체제를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05년 2월, 교토의정서가 발효된 이후 이러한 위기에 대한 경고가 산업계를 통해 많이 지적되었지만, 위기를 준비하기 위한 우리 내부의 준비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국제 환경레짐이 새로운 국제질서의 한 형태로 서서히 등장할 것을 대비해 국내에서의 온실가스 감축 준비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