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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인석 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 사무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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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삼호대숲의 7월은 백로천국이다. 특히 이른 새벽과 해질 무렵, 삼호대숲 주변은 백로들의 기상과 군무로 장관을 이룬다. 최근 잘 정비된 남산 삼호정에서 이 장면을 본 사람이면 누구나 여름철새인 백로가 태화강의 보물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백로는 매년 4월경에 태화강 삼호대숲을 찾아와 짝짓기와 번식을 하고 어린 새끼들이 다 자라 둥지를 떠나게 되는 9월경이면 다시 이동을 하는 대표적인 여름철새다. 태화강 삼호대숲을 찾는 백로류의 총 개체수는 약 4000마리 정도가 되고 약 700쌍 이상이 번식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쇠백로, 중백로, 중대백로, 황로, 왜가리, 해오라기, 흰날개해오라기 등 조류도감에서 볼 수 있는 백로류 모두를 삼호대숲에서 볼 수 있다.
백로들이 매년 태화강 삼호대숲을 찾는 이유는 특별하다. 첫째는 태화강과 울산지역의 넓은 논에서 구할 수 있는 풍부한 먹잇감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태화대숲생태공원과 달리 사람들의 인위적인 접근이 어려운 삼호대숲이라는 특별한 곳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삼호대숲은 여름에는 전국 최대의 백로번식지가 되고 겨울이면 세계 최대의 떼까마귀, 갈까마귀의 월동지가 된다. 이러한 생물자원보고는 울산의 자랑거리이자 되살아나고 있는 태화강의 생태적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풍부한 먹잇감과 번식지에 대한 충분요소를 갖춘 태화강 삼호대숲은 백로들에게 안성맞춤의 공간이 되고 있고 이런 이유로 태화강을 찾는 백로류의 수는 앞으로도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 태화강 백로들의 생태를 관찰해 보면 대부분의 백로들은 매일 해가 뜨기 30분전에 삼호대숲에 나와 먹이 활동을 하고 해가 지기 30분 전까지 반드시 삼호대숲으로 돌아오는 일상을 반복하곤 한다. 평소 태화강을 찾는 많은 시민들이 백로류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하는 이유가 이른 새벽에 이동하고 저녁 무렵, 대부분이 10마리에서 20마리 정도의 작은 무리를 이뤄 날아다니기 때문이다. 먹이활동은 울산주변의 논과 하천에서 이뤄지는데 가깝게는 호계 지역이나 언양, 범서 지역까지, 멀게는 경주까지 약 35km를 이동한다.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여름철새 백로들이지만, 이 새들은 국경을 이동해 울산에 왔고, 그 최대 번식지로 태화강 삼호대숲에 자리를 잡았다. 이런 면에서 국내 최대의 백로번식지 삼호대숲의 가치는 생물다양성협약 차원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리가 삼호대숲과 백로의 번식지를 잘 보존해 주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태화강 삼호대숲의 이러한 생태적 가치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학계와 언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런 관심사에 맞춰 올해도 어김없이 삼호대숲 백로의 생태를 체험하는 ‘태화강백로생태학교’가 개최된다. 벌써부터 여러 생태모임 동호회가 서울과 광주, 가까운 부산에서 울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태화강을 시민들의 친수공간으로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과 공생하며 살아가는 생태공동체라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삼호대숲의 보존구역을 정해 이를 생태관광으로 승화시킬 경우 삼호대숲이 울산시민들에게 주는 경제적, 환경적 편익은 상당하리라 생각된다. 지루한 장마와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아이들과 함께 시원한 태화강의 강바람도 즐기고, 삼호대숲의 백로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한다. 백로야, 해오라기야 반갑다!
황인석 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