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생태 복원
국제사회 전염병 적절한 대응 부족
생물다양성 레짐 실효성 발휘 못해
CBD총회 거쳐 레짐 진화 거듭
구속·보편성 가진 ‘강제’ 가능할까
코로나19로 생물다양성 가치 성찰
국제사회 GBF 결과 관심있게 관찰
코로나19의 펜데믹(pandemic)은 국제사회에게 지구적 생태 위기에 대한 깊은 성찰을 갖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 펜데믹의 근본 원인과 지구적 대응에 대해, 특히 가난한 나라에 방치되고 있는 동물성전염병과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해 국제사회가 그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여러 차례 주문 한 바 있다.
국제사회가 코로나19와 같은 지구적 펜데믹의 근본 원인에 대처하지 않는 한, 제2, 제3의 동물성전염병의 대유행은 지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자연이 사람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자연이 사람에게 주는 유익한 기능들, 즉 생태계 서비스의 증진이 지구 차원의 환경문제인 '생태 위기'를 극복하는 그 대안이라 할 것이다.
한편 국제사회가 특정 쟁점 영역에서 국가 행위를 규제하는 것을 레짐(regime)이라 한다. 생물다양성 레짐은 1992년 브라질 리우 지구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생물다양성협약'에서 출발했지만 비구속적 레짐에서 차츰 강제성을 가진 구속적 레짐으로 진화를 거듭해 왔다. 이 생물다양성 레짐은 지난 2010년 제10차 생물다양성 총회에서 국제사회가 현재의 생물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해 '나고야 의정서'와 함께 '아이치((Aichi) 생물다양성 전략' 5대 전략 목표와 20가지 세부 실천 목표를 정해, 늦어도 2020년까지 각 당사국이 그 목표 달성 이행 정도를 국가보고서로 제출하도록 했다.
아이치 생물다양성 전략 목표는 각 당사국이 생물다양성에 관한 전략계획을 수립하고 보호구역을 육상은 17%, 해양은 10%로 확대하고, 생물다양성에 대한 국가계획과 국내법의 제정을 주문했다. 또 5대 전략으로 (1) 생물다양성을 국가 및 사회 전반에 주류화하고 손실의 근본 원인에 대응, (2) 생물다양성에 대한 직접 위험요인의 저감, (3) 생물다양성 현황의 개선, (4) 모든 국민에게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 혜택의 증진, (5) 생물다양성에 관한 국민 참여적 계획수립과 이행 능력의 증진을 주문하고 그 이행 정도를 2020년까지 국제사회에 국가보고서로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이 목표를 2015년 9월, '유엔특별정상회의'에서 채택한 '2030 지속가능한개발 전략 목표(SDGs)와 연계해 그 이행 정도를 보고하도록 했다.
어느 국제 레짐이나 그러하듯이 국제사회에서 강제성이 없는 협약은 그 실효성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2020년 9월, 제75차 유엔총회 및 생물다양성 유엔정상회의의 전문을 보면 "보호지역이 충분하게 확대되지 못하였음을, 생태계가 황폐해지고 복원이 필요함을, 생물다양성이 충분히 주류화되지 못하였음을, 육상과 해양이 지속 가능하게 이용되지 못하였음을 비탄하며, 최소한의 생물다양성은 지구 공동의 책임이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며"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의 대유행은 결국 국제사회의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음을, 그리고 생물다양성 레짐이 그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한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할 것이다.
또 2020년 생물0다양성협약 사무국이 각 당사국으로부터 제출된 국가 이행보고서를 바탕으로 발간된 '제5차 지구 생물다양성 전망보고서'에는 "어떠한 생물다양성 목표도(Aichi Biodiversity Targets) 충분하게 성취된 것이 없으며"라고 논평하고 '2050 생물다양성 비전' 달성을 위해서는 지구 차원의 변혁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또 5차 보고서는 현재의 생물다양성 추세는 하락세에 있으며, '현상 유지' 시나리오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구적으로 변혁적 행동 즉, 생태계 보전 및 복원, 기후변화 행동, 직·간접적인 요인 감소, 지속 가능한 생산, 지속 가능한 소비 등 다양한 행동 영역에서 그 변화가 이어진다면 생물다양성 감소율을 개선할 수 있으며 여러 가지 행동이 모두 함께 진행되면 감소세를 중단 및 역전시킬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2030년 이후 생물다양성의 순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2년마다 열리는 생물다양성협약(CBD) 총회는 지난 2020년 연기를 거듭해 오는 12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15차 회의가 개최된다. 이번 총회의 주요 의제는 '아이티 생물다양성 전략 목표'를 대신할 '포스트 2020 지구 생물다양성협약(GBF:Post-2020 Global Biodiversity Framework)'의 채택이다. 관건은 생물다양성 레짐이 그동안 진화 과정을 거듭해 그 실효성을 발휘하기 위한 구속성과 보편성을 가진 강한 강제 레짐으로 발전할 수 있는가이다. 이 과정에는 쟁점 영역의 의제를 끌어내는 주도국의 역할과 구속력 있는 장치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국제사회가 얼마나 적극적 대응으로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
코로나19의 지구적 대유행으로 생태계 서비스의 상실과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성찰한 국제사회가 '2050 생물다양성 목표'를 담는 지구 생물다양성협약(GBF)을 어떻게 담아낼지 관심을 두고 관찰할 내용이다.
출처 : 울산경제신문(http://www.ulkyung.kr)
2022.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