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구역을 30%로 확대하라!
황인석 박사/사무국장
사)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끝나자마자 그동안 중단되었던 국제사회의 긴박한 논의들이 재개되고 있다. 필자가 관심을 갖는 제15차 생물다양성총회(COP15)는 그동안 연기를 거듭하다 지난해 12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총회에서는 2020년까지의 목표인 ‘아이치생물다양성전략목표’를 대신하는 쿤밍-몬트리올 ‘지구생물다양성프레임워크(Kunming-Montreal Global Biodiversity Framework 이하 GBF)’가 채택되었다.
국제사회는 GBF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2050년까지의 4가지 전략목표와 함께 단기적으로 2030년까지 23개의 실천목표를 채택하고 각 당사국들이 기존의 생물다양성에 관한 국가계획을 2024년 12월까지 갱신하고 또 그 이행실적을 담는 국가보고서를 2026년 2월까지 제출하기 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행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지구적 성찰과 생물다양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정치적 의지’가 포함되었다 할 수 있다.
우선 국제사회가 이번 COP15를 통해 채택한 ‘쿤밍-몬트리올 GBF’의 주요 골자를 보면 2030년까지 육상 및 해양의 최소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또 2030년까지 훼손된 육지 및 해양 생태계의 최소 30%를 복원하라는 주문이다. 또 과잉 영양유출을 절반으로,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부정적 위험의 감소, 외래종의 유입 및 정착을 절반으로 낮출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러한 주문은 생물다양성을 부양하는 서식지의 보존과 자연이 인류를 보호할 수 있도록 생태계 서비스를 증진하기 위한 대응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재정부문에서는 더욱 세부적인 이행계획을 주문했는데,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에 유해한 보조금을 매년 5,000억 달러를 저감하고 공공 및 민간부문의 모든 재원에서 매년 2,000억 달러를 동원해 GBF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는 녹색기후기금(GCF)의 두 배 규모다. 또 개도국의 생물다양성 대응을 위해 2025년까지 매년 최소 200억 달러, 2030년까지 매년 300억 달러로 증대해 재정과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생물다양성 위기 대응에 개도국들이 처한 상황이 더욱 절박하다는 요구와 국제적 형평성(equity)에 그 원칙을 두고 있다.
GBF는 2030 목표이행과 함께 모든 당사국이 국가생물다양성전략 및 국가보고서를 통일된 지표인 핵심지표(Headline-Indicators)와 보조지표를 사용하여 이행상황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2026년 2월과 2029년 6월까지 제출하라고 못 박고 있다. 2015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파리협정 채택 이후, 가장 의욕적인 생물다양성 의제가 채택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생물다양성협약이 1992년 6월, 협약이 채택된 이후 현재까지 이번 COP15에서 채택된 GBF처럼, 증진적이며 강제적 조항을 담는 국제 생물다양성 조약은 없었다. 이 주문은 한편으로 주권 침해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제사회가 이를 수용하였다는 것은 기후위기 만큼이나, 코로나19와 같은 생물다양성 대응이 국가안보에 대응하고 각 당사국들이 국제레짐에 의존함으로써 국가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한편 GBF 이행을 위한 한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현재 국내적으로는 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계획(2024-2029) 수립과 함께 국내레짐 수립을 위한 여러 절차의 과정이 진행중이다. 특히 국내 보호구역에 관한 성과, 즉 아이치 생물다양성 11번 목표(보호구역)의 성과(5차 생물다양성 전망보고서)를 보면 2020년 육상보호구역 17% 목표인데, 국내적으로 15.18%(2010년)가 16.63%(2020년)로 1.45% 증가하였으며, 2020년 해상보호구역 10% 목표는 1.90%(2010년)가 2.12%(2020년)로 0.22% 해상보호구역이 증가하였다. 국제조류보호협회인 버드라이프 인터네셔널(BirdLife International)은 2019년, 한국정부가 제출한 보고서에 관해 ‘한국의 경우 국제조류서식지 40개소 중 22개소만이 전체적 혹은 부분적으로 보호, 관리되고 있다’고 비평하고 보다 확대된 보호구역의 설정과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이번 COP15를 통해 국제사회가 채택한 GBF는 모든 당사국이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 그리고 연안지역까지 포함해 최소 30%의 보호구역을 설정하라는 주문이다. 한국은 앞으로 7년 사이에 국토면적의 11.25%를 추가로 생물다양성 보호구역을 지정해야 한다. 이제 기후레짐 만큼이나 생물다양성레짐이 국가의 당면 과제로 다가온 셈이다.
울산경제신문 2023. 7.13